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5월 15일, 스승의날.
도복을 입고 마주한 아이들의 인사 한 마디, 색종이로 접은 카네이션 한 송이, 삐뚤빼뚤하지만 진심이 담긴 편지 한 장이 오늘따라 더 가슴을 울린다.
지금, 무도 도장을 운영하는 수많은 관장들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현실 속에 서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수련생 모집은 해마다 줄어들고, 경기 침체로 학부모들의 지출은 더욱 신중해졌다.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열정만으로는 경영을 버텨내기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제자들의 따뜻한 손편지 하나, 수줍게 전해주는 꽃 한 송이는 다시 도복을 여미고 서게 만드는 힘이 된다.
진정한 스승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스승은 단지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마음을 읽고, 넘어졌을 때 함께 손을 내밀며, 수련을 통해 삶의 태도를 일깨우는 사람이다. 성적이나 승급 결과보다 '사람됨'을 더 귀하게 여기고, 한 아이의 인생에 단단한 기둥이 되어주는 존재.
도장 관장이라는 직업은 때론 교사이고, 때론 부모이고, 때론 친구다. 아이의 성장 곁에서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으며, 때론 야단도 치며 지켜보는 긴 여정 속의 동반자다.
오늘 하루의 의미
오늘은 단순히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니다. 스승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초심을 되새기고, ‘왜 이 길을 걷고 있는가’를 되묻는 날이다. 화려한 이벤트보다 제자의 눈빛 속에 담긴 신뢰, 부모의 인사 속에 담긴 감사가 스승의 마음을 적신다. 스승의날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도 누군가의 길잡이였는가.”
“당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는가.”
도장 관장들에게 전하는 말
사범으로, 관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겁고 외로운 길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땀과 눈물이, 한 아이의 삶에 자신감을 심고, 한 가정에 웃음을 주고, 지역 사회에 건강한 울림을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자.
진정한 스승은 '존경'을 받으려 하지 않고, '신뢰'를 지켜내려 노력한다. 그 신뢰는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당신을 스승이라 부르게 한다. 작은 꽃 한 송이에 감사하고, 짧은 편지 한 장에 용기를 얻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 도장 문을 연다.
오늘은 ‘스승의 존재 이유’를 느끼는 하루이고, 내일은 ‘스승답게 살아갈 다짐’을 품는 하루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