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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뉴스

“법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관장의 마음이다” — 태권도 지도자의 초심을 다시 묻다

양주 아동 사망 사건 이후, 인권보다 먼저 필요한 지도자의 태도 혁신

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5세 태권도 수련생 사망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지도자의 방치와 무관심, 왜곡된 권위 의식이 만들어낸 참담한 결과였다. 이 사건은 태권도계 전체에 깊은 충격을 주었고, 우리 모두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언제부터 아이보다 ‘권위’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는가.”

 

현재 사회는 아동 인권, 성폭력 예방, 법과 제도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있어도, 지도자의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는다면 또 다른 비극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관장의 마인드’다

 

태권도 지도자는 단순한 기술 전달자가 아니다. 아이의 하루를 책임지는 교육자이며,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어른이다. 그럼에도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내가 시키면 따라야 한다’는 권위 중심 문화가 남아 있다.

 

회원 수가 늘고, 도장이 안정되면서 어느 순간 초심은 흐려지고, 교육은 관리로, 지도는 통제로 변질되기 쉽다. 그 틈에서 아이는 ‘수련생’이 아니라 ‘관리 대상’이 되고 만다.

이번 사건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 지도자가 처음 도복을 입던 날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관장에게는 처음 도복을 입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던 순간이 있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던 모습, 넘어지면 먼저 손을 내밀던 마음,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던 정성.

 

그 초심은 어디로 갔는가. 태권도는 본래 사람을 키우는 무도다. 기술보다 인성을 먼저 가르치는 교육이다. 지도자의 마음이 식으면, 도장의 교육도 식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정이 아니라,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용기’다.

 

■ 국제 기준과 법보다 앞서야 할 것은 양심이다

 

UN 아동권리협약과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은 모두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법은 최후의 안전망일 뿐이다. 진짜 안전은 지도자의 양심에서 시작된다. “이 아이를 내 자녀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이 곧 최고의 인권 교육이다.

 

■ 인권 교육은 ‘의무’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

 

형식적인 인권교육 이수, 서류상 점검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태도다. 아이에게 화를 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 체벌 대신 대화를 선택하는 용기, 성과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판단력. 이 모든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지도자의 마음에서 나온다.

 

■ 지금, 지도자가 다시 세워야 할 다섯 가지 기준

 

첫째, 아이 중심의 교육 철학 회복
둘째, 권위보다 신뢰를 우선하는 지도 방식
셋째, 초심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 점검
넷째, 학부모와의 투명한 소통
다섯째, 평생 학습자로서의 자세 유지

 

좋은 관장은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배우는 사람이다.

 

■ 협회와 단체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협회 역시 단순한 교육 이수 확인을 넘어, 지도자의 가치관과 태도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윤리 평가, 멘토링 제도, 상담 시스템 도입 등 실질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지도자를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라, 아이를 지키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 태권도의 미래는 지도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아이들은 지도자의 등을 보고 자란다. 말보다 행동을 먼저 배운다.

권위적인 지도자 밑에서는 위축된 아이가 자라고, 존중받는 환경에서는 당당한 아이가 자란다. 태권도의 미래는 시설도, 시스템도 아닌 지도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마지막 경고일지 모른다. 더 이상 변명할 수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아이를 위해 도복을 입었던 그날의 마음으로, 교육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날의 약속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법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관장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