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최근 일부 무술단체에서 발생한 성폭력, 제자 폭행, 인권 침해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유치부와 초·중·고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21세기 선진국을 지향하는 사회로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문제는 사건 그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같은 일들이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도되면서, 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바르게 지도해 온 대다수의 성실한 지도자들까지 한꺼번에 불신의 대상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무술계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녀를 무술 수련에 보내려는 학부모와 꿈을 키워가던 제자들에게도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무술은 본래 절제와 예(禮), 책임과 존중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위계적 문화와 잘못된 권위의식, 감정 통제의 부재가 현대 사회의 기준과 충돌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이를 ‘개인의 일탈’이라는 말로만 덮고 넘어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종 무도단체와 협회 차원의 지도자 교육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도자 개인의 자정 노력만을 기대하기에는 이미 사회적 책임의 무게가 너무 커졌다. 무도단체와 협회는 소속 지도자들이 어떤 기준과 윤리의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지, 보다 명확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저출산과 경기 침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무술 지도자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관원 감소, 운영비 부담, 과도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현장을 지켜내는 지도자들에게 성 관련 사건과 폭력 논란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악영향이 된다. 일부의 잘못이 전체 지도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무술 교육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일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처벌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예방과 책임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 아동·청소년 보호 교육, 성폭력 예방 및 윤리 교육은 지도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도자 스스로를 보호하고, 제자를 보호하며, 무술의 본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성인지 교육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히 인식하게 하고, 지도자와 제자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한다. 이러한 기준이 현장에 정착될 때, 성실하게 지도해 온 다수의 지도자들은 보호받을 수 있고, 학부모 역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무술계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건 이후의 사과보다, 사건 이전의 예방과 교육이 먼저여야 한다. 각종 무도단체와 협회가 책임 있게 나서 지도자 교육을 강화하고, 일선 지도자들 역시 스스로의 역할과 무게를 되새길 때, 무술은 다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교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용기다. 무술이 강함을 가르치기 전에, 그 강함을 어떻게 쓰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무술은 진정한 교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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