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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장 맛집

“아이를 이기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곳”

응암동 우정태권도 예절관에서 만난 조용한 교육의 힘

“아이를 이기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곳”

응암동 우정태권도 예절관에서 만난 조용한 교육의 힘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골목,

요란한 홍보 대신 차분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지는 태권도장이 있다.
우정태권도 예절관이다.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통제’가 아니라 ‘질서’였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줄을 섰고,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억지로 만들어진 장면이 아니라, 오래 반복된 생활의 결과처럼 보였다.

 

 

우정태권도 예절관을 이끄는

황소선 관장은 태권도를 기술 중심의 스포츠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는 태권도를 “아이의 바닥을 만들어주는 교육”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결국 다 잘하게 됩니다.
문제는 잘 안 될 때를 어떻게 지나가느냐예요.”

황 관장의 말에는 현장을 오래 지켜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아이가 무너지는 순간은 대회에서 지는 날이 아니라,
기다리지 못했을 때,
실수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감정을 다스릴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때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도장의 수련은 빠르지 않다.
진도를 앞당기기보다 기준을 지킨다.
비교로 자극하기보다 반복으로 안정시킨다.
아이의 속도를 무시한 채 다음 단계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공희주 사범의 지도 방식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는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고, 다시 해보게 하고, 끝까지 마무리하게 한다.

 

 

실수 앞에서 감정을 키우기보다,
“다시 해보자”라는 짧은 말로 수련을 이어간다.

아이들의 변화는 크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나타난다.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자기 주장만 앞서던 아이가 차례를 기다린다.
부모들은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낀다.

“아이 성격이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닌데,
행동이 달라졌어요.”

 

 

이 도장의 특징 중 하나는 장기 수련생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곧 아이들이 이 공간을 부담이 아닌
‘머물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도장의 태도다.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수련을 중단하고,
작은 이상도 부모에게 바로 공유한다.
문제를 숨기지 않고, 상황을 포장하지 않는다.
이 투명함은 신뢰로 이어지고,
그 신뢰는 다시 아이의 안정으로 돌아온다.

 

 

빠른 성과를 요구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우정태권도 예절관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속도인가, 방향인가.

이곳의 수련장은 조용하다.
그러나 그 조용함 속에서 아이들은 매일 연습한다.
기다리는 법을,
다시 시작하는 법을,
그리고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태권도는 원래 몸으로 배우는 교육이다.
우정태권도 예절관은 그 본질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기기보다 단단해지고,
앞서가기보다 오래 간다.

 


기자의 말

이번 취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잘 가르치고 있다’는 설명이 아니라
아이들의 태도 자체가 이미 답이 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황소선 관장과 공희주 사범은
아이를 앞세우기보다 뒤에서 받쳐주는 지도자였다.
그들의 교육은 크지 않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오래 간다.

화려한 결과보다 조용한 일상,
속도보다 방향을 선택한 이 도장은
지금 태권도 교육이 다시 돌아봐야 할 기준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양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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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비즈니스타임즈 양은영 기자 |

프로필 사진
양은영 기자

▷ 태권디자인 대표
▷ 비영리단체 열가지연구소 사무국장
▷ 안산시줄넘기협회 이사
▷ 프리미엄태권마루 대표사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