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최근 경남의 한 태권도장에서 관장이 어린 제자들에게 성비위를 저지른 사건이 폭로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태권도계는 그동안 다른 무술에 비해 제도적, 산업적, 행정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사건은 그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저출산과 경기 침체, 학원·체육시설 간 과도한 경쟁으로 이미 벼랑 끝에 몰린 태권도 산업에 이번 사건은 말 그대로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사건 개요와 사회적 충격
경남의 한 태권도 관장이 초등학생 제자들에게 음란행위를 강요하고, 차량·숙소 등 사적 공간에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지도자 윤리의 부재, 감시 시스템의 부재, 기관의 무책임이 만들어낸 총체적 실패다.
태권도는 국기(國技)로 지정되어 국가의 문화·교육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은 ‘태권도 정신’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현실이다.

지도자의 마인드, 태권도의 존엄을 지키는 첫걸음
태권도 지도자는 단순한 기술 전수자가 아니다. 그는 아이들의 성장과 인성을 책임지는 교육자이며, 부모와 같은 존재다. 지도자의 마인드는 ‘도(道)’의 정신을 품은 인간적 리더십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이들은 도장에서 신체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 자존감, 인간관계, 인내심을 배운다. 이 신뢰의 공간이 무너질 때, 아이는 상처받을 뿐 아니라 태권도 전체의 이름도 함께 더럽혀진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수백 명의 아이를 바꾼다”는 말처럼, 한 사람의 부도덕한 지도자가 수천 명의 아이들의 신뢰를 앗아갈 수 있다.
제도적 재발방지 대책 — ‘시스템으로 안전을 지켜야 한다’
이제는 개인의 양심에만 기대는 시대가 아니다. 모든 태권도 기관은 구조적·제도적 재발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1️⃣ 지도자 검증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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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관련 성범죄 전과, 징계 이력 등 사범·관장 신원 조회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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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등록 시 아동보호 교육 이수증 필수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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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등록 시 ‘아동안전·윤리 인증 마크’ 부여
2️⃣ 도장 내부 운영 안전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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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캠프, 숙박 등 사적 공간에서의 지도자 단독행동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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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사각지대 최소화 및 외부인 출입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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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수련 현장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개방형 도장 문화’ 구축
3️⃣ 피해 신고·보호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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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신고 플랫폼 개설 (대한태권도협회·국기원 공동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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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심리상담 및 법률지원 체계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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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보호 및 2차 피해 방지 절차 마련
대한태권도협회·국기원의 역할과 책임
이번 사건은 개별 도장의 문제를 넘어, 태권도 중앙기관의 윤리관리 부재를 드러낸다. 대한태권도협회(KTA)와 국기원(WT 본부)은 단순히 기술교육과 대회 운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도자 윤리교육, 아동보호, 인권의식을 강화하는 전문 매뉴얼과 예방교육 체계를 즉시 구축해야 한다.
협회 차원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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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호 지도자 윤리 매뉴얼’ 제정 및 전국 도장 의무 교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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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성인지 감수성 교육’ 정례화 (연 2회 이상, 미이수 시 지도자 자격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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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도장의 안전문화 캠페인’ 대외 홍보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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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인성교육적 가치, 도장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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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지상파, 협회 공식 채널을 통해 학부모 대상 신뢰 회복 캠페인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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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윤리위원회’ 상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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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시 협회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동 대응하는 프로세스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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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와 국기원이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없는 공간”이라는 낙인은 태권도계 전체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 될 것이다.
태권도 산업의 존폐는 ‘신뢰’에 달려 있다
태권도는 한류문화, 관광, 교육산업과 융합하며 글로벌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 지도자의 일탈은 수십 년 쌓아온 ‘국기(國技)’ 브랜드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타가 된다. 현재 태권도계는 저출산, 경기침체, 경쟁과 포화로 이미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지도자와 협회 모두가 ‘윤리’를 다시 무기로 삼아야 한다. 기술보다 인성, 수익보다 인간, 시스템보다 사람을 먼저 세워야 한다.
맺음말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을 바꾸는 교육이다. 그리고 그 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지도자’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판보다 각성, 방관보다 책임, 말보다 실행이다.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그리고 모든 관장과 사범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내 도장은 아이들에게 안전한가?” “나는 스승으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가?” 스스로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 물음에 진심으로 답할 때, 비로소 태권도는 다시 국민의 신뢰 속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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