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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뉴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④>> 침묵이 폭력을 키운다

말해주는 아이를 믿고, 들어주는 어른이 될 때 교육은 시작된다

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침묵하는 어른들, 아이는 혼자 남겨졌다

 

아이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은 혼나는 때가 아니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다. 체육관과 도장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을 함께 키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아이의 표정이 바뀌고, 말수가 줄고, 수련을 거부해도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원래 그 나이 때는 그래.” “운동이 힘들어서 그럴 거야.” 그 순간, 아이는 이미 혼자가 된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폭력과 부당함 앞에서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그 침묵은 결과적으로 강한 쪽의 편이 된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위축시키고 상처 입혀도 주변의 다른 어른들이 외면한다면, 아이에게 남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기서는 말해도 소용없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항의하지 못한다. 대신 몸으로,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갑작스러운 결석, 이유 없는 눈물, 공격적인 행동, 혹은 지나치게 조용해지는 태도. 이 모든 것은 도움 요청의 다른 이름이다.

 

“괜히 문제 만들지 말자”는 말의 위험성

 

체육 현장에는 오래된 말이 있다. “괜히 문제 만들지 말자.” 이 말은 조직을 지키는 말처럼 보이 만, 실제로는 아이를 고립시키는 말이다. 사건이 커질까 두렵고, 평판이 흔들릴까 걱정되어
문제를 덮는 선택을 할 때, 아이의 상처는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는다. 문제를 덮는 문화는
다음 아이에게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는 토양을 남긴다.

 

어른의 역할은 ‘판단’이 아니라 ‘경청’이다

 

아이의 말을 들을 때 어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판단이 아니다. 사실 확인 이전에 필요한 것은 경청이다. 

  • “그럴 리 없어”

  • “네가 오해한 거야”

  • “조금만 참아”

이 말들은 아이의 입을 닫게 만든다. 반대로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이 한 문장은 아이에게 다시 말할 용기를 준다. 교육은 가르침 이전에 들어주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침묵하는 조직은 안전하지 않다

 

진정으로 안전한 도장은 문제가 없는 곳이 아니라 문제를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아이, 지도자, 학부모 누구라도 불편함을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이야기가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 구조. 그것이 교육기관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지도자가 모든 것을 완벽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함께 고치려는 자세는 선택할 수 있다. 

 

아이는 ‘견뎌야 할 존재’가 아니다

 

아이에게 교육은 참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존중받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어야 한다.

침묵을 강요받은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는 어른으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 그 악순환을 끊는 사람은 바로 지금 이 현장에 있는 어른들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그동안 다들 그렇게 해왔다”는 말 뒤에 숨을 수 없다. 아이를 지키는 일은 특별한 용기가 아니라 침묵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말해주는 아이를 믿고, 들어주는 어른이 되는 것.

 

그것이 무술과 체육이 다시 교육으로 불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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