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은 기술을 넘어 품격이다: 태권도장 인성교육의 이유”

  • 등록 2025.08.28 12: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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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에서 배우는 발차기보다 중요한 것, ‘인성’이라는 두 번째 힘

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기획] 왜 태권도장·무술단체에 ‘인성교육’이 필요한가

 

기술을 넘어 품격으로 — 수련의 바닥에 깔아야 할 두 번째 힘

 

아이들은 도장에서 발차기와 호신술,줄넘기 등을 배웁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자신을 이기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동체 속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힘, 곧 인성이 뒷받침될 때 무술은 비로소 교육이 됩니다. 학교와 가정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이 공백을, 무술단체가 왜 그리고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짚어봅니다.

 

 

인성교육, 무엇을 말하는가

 

인성교육은 추상적 칭찬이 아닙니다. 습관화된 가치와 사회정서역량을 몸에 새기는 과정입니다. 핵심 요소는 대개 다음 범주로 묶입니다.

  • 가치: 존중, 성실, 책임, 용기, 배려

  • 역량: 자기조절, 공감, 의사소통, 문제해결, 회복탄력성

핵심은 “안다 → 한다 → 된다”의 단계성입니다. 지식 전달에서 끝나지 않고, 반복적 행동과 성찰을 통해 태도와 습관으로 굳어져야 합니다.

 

왜 ‘무술’에서 해야 하는가 — 몸으로 배우는 인성

 

  1. 체화(embodiment): 예의·절제·배려가 인사, 줄서기, 대련 매너, 도복 정리 같은 구체적 동작과 연결됩니다. 생각이 곧바로 행동으로 번역되기 쉽습니다.

  2. 반복과 루틴: 수련은 구조화된 반복입니다. 작은 규칙을 꾸준히 지키는 경험이 자기조절을 길러 줍니다.

  3. 안전한 실패 경험: 겨루기와 승·패 경험은 좌절을 다루는 법, 곧 회복탄력성을 훈련합니다.

  4. 멘토링 구조: 사범–수련생, 선배–후배의 수평·수직 관계는 모델링과 피드백이 빠르게 일어나는 현장형 코칭을 가능하게 합니다.

  5. 공동체와 의미: 도장은 나이·학교가 다른 아이들이 ‘같은 도복’으로 만나는 공간입니다. 소속감과 책임을 자연스럽게 학습합니다.

  6. 즉각적 피드백: 품새·기술 수행 결과가 즉시 보이므로, 노력-결과-성찰의 고리가 명확합니다.

 

왜 ‘지금’ 중요한가

 

  • 디지털 시대의 주의 분산: 짧은 보상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수련 루틴은 지속 주의력을 길러 줍니다.

  • 갈등의 일상화: 온라인·오프라인 갈등을 규칙과 매너로 다루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 학령인구 감소·사교육 포화: 기술 중심 경쟁은 금세 모방됩니다. 도장은 가치 중심 차별화로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 안전·인권 감수성의 상승: 힘을 가르치는 곳일수록 윤리적 기준과 인성의 명시가 필수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 도장 맥락형 설계

 

1) 수업 내 10분 ‘마이크로 레슨’

  • 이야기→질문→행동 과제→다짐의 4단계.

  • 예) 주제 ‘존중’: “스파링 후 먼저 악수·감사 인사하기”를 그날의 행동 목표로 바로 적용.

2) 수련 장면에 녹이기

  • 입·퇴관 예절, 장비 점검 자율체크, 대련 전·후 매너, 수업 후 청소 참여 등 일상 동작을 가치와 1:1 매칭.

  • 지도자의 피드백 언어는 “잘했어/못했어”가 아니라 **“어떤 행동이 어떤 가치를 보여줬는지”**를 구체화.

3) 가정 연계

  • 주간 행동카드(예: 약속시간 지키기, 가족 돕기, 스크린타임 자율조절).

  • 부모는 “체벌·비교” 대신 관찰·인정·대화로 피드백.

4) 성찰 루틴

  • 수련일지 3문장: 오늘의 행동·배운 점·내일의 약속.

  • 월 1회 또래 칭찬 릴레이로 상호 존중 강화.

5) 공동체 실천

  • 분기 1회 지역 봉사(도장 주변 정화, 재능기부 시범). 배운 가치를 도장 밖에서 써보게 합니다.

 

평가와 기록 — ‘보이는 인성’

 

인성은 성적표 한 칸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처럼 정량+정성을 함께 봅니다.

  • 정량 지표: 지각·결석 건수, 수업 방해·불참여 기록, 과제 이행률, 또래 갈등 중 자기해결 시도 비율

  • 정성 기록: 지도자 관찰 메모(상황–행동–결과), 보호자 코멘트, 본인 성찰문

  • 피드백: 월간 1:1 코칭 5분으로 다음 목표를 공동 설정

 

자주 나오는 반론에 답한다

 

  • “운동만 잘하면 된다” → 힘은 방향이 있을 때 가치가 됩니다. 다칠 수 있는 기술일수록 절제와 책임을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 “인성은 집·학교 몫이다” → 실제 행동이 드러나는 곳은 수련 현장입니다. 학습된 가치를 즉시 시행·교정할 수 있는 장소가 도장입니다.

  • “시간이 아깝다” → 10분의 인성 루틴이 수업 집중도·규율을 높여 기술 습득 속도를 오히려 끌어올립니다.

 

윤리 가이드 — 반드시 지켜야 할 선

 

  • 체벌·모욕 언어 금지, 서열을 이유로 한 심부름·가혹행위 금지

  • 다양성·성평등 존중, 장애·체형·국적에 대한 차별 금지

  • 규칙은 명시·합의·일관 적용, 비밀스러운 ‘관행’ 허용 금지

  • 지도자 연 1회 이상 아동권리·안전교육 이수

 

운영 체크포인트(요약)

 

  1. 인성 주제 연간 로드맵이 있는가

  2. 매 수업 10분 루틴이 있는가

  3. 수련 동작과 가치가 매칭되어 있는가

  4. 가정 연계 과제가 있는가

  5. 관찰·평가 루브릭이 있는가

  6. 지도자 피드백 언어 기준이 있는가

  7. 또래 칭찬·리더십 기회가 있는가

  8. 분기별 공동체 실천이 있는가

  9. 윤리·안전 매뉴얼이 게시·교육되는가

  10. 월간 1:1 코칭이 운영되는가

  11. 부정행동에 대한 회복적 절차가 있는가

  12. 결과를 학부모와 투명 공유하는가

 

마무리

 

무술은 몸을 단련하는 기술이자, 살아갈 태도를 익히는 학교입니다. 도장의 기술이 세상을 바꾸려면, 그 바닥에 품격의 힘이 먼저 깔려야 합니다. 인성교육은 별도의 활동이 아니라, 수련의 방식 그 자체여야 합니다. 오늘 도장에서의 한 번의 인사, 한 번의 약속 이행, 한 번의 배려가 내일의 강함을 정의합니다.

안병철 기자 cashin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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